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11 - ...... 문장공감




장점
+ 이미지 체인지한 키리노의 컬러 설정화

단점
- 를 제외한 전부

결론
= 아 바쁘다 바빠. 애니화 작업 땜에 시간이 없네. 애니 2기랑 마지막 권 맞출려면 일단 본편 진도는 대충 빼놔야 하는데... 걍 이 정도 쓰면 독자들도 적당히 납득해 주겠지?^^




2월에 구입한 작품들 중 최악이었고, 시리즈를 통털어서도 최악이었던 권.

그동안 추측만 난무했던 어긋나버린 남매 관계를 설명하는 스토리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거편이 될 줄 알았는데... 그런거 없고 그냥 형편없는 아마추어의 2차 창작 같은 의미불명의 결과물이 나와버렸다.

이걸 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조차 의심스럽다. 작가로서 노력했어야 할 최소한의 심리묘사 조차 이모티콘이나 'ww'같은 통신어에 기대는 모습을 보여주질 않나, 책의 대부분의 분량을 조잡한 대화문만으로 대충 때우지를 않나, 차라리 2ch스레 창작판의 조악한 팬픽이라 생각하는 편이 나을 지경이다.

아니, 그동안 나온 양질의 과거회상 팬픽도 이거보단 훨씬 감동을 줄 것 같다.



과거편을 쓸데없는 사족이라 생각하는 편이지만, 이 정도로 권수가 길어지고 애정도 쌓일대로 쌓인 시리즈에 한해선 그동안의 떡밥이 제대로 해소될 수만 있다면 환영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진성 안티조차 11권 정도 되면 이미 떨어져 나갔을테고, 이제 작품의 못난 점 좋은 점 알만큼 다 아는 애정 어린 팬들만이 남아서 긴장감 넘칠 마지막 권으로 진입하기 전에 펼치는 느슨한 축제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어지간히 개판을 치지 않고서야 그냥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적당히 껄껄하고 넘겨줄 의향도 있었다.

한편으론 뭔놈의 웨스크 마크 효과까지 등장해가며 키리노가 친오빠에게 애증을 가지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해 온갖 추측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던, 시리즈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해왔던 중요 떡밥을 설명하는 장으로서 다소의 기대도 있었다.


근데 그런거 없어.


작가가 이 동인지 써갈기기 전에도 이미 충분히 예측했었던 내용들(키리노가 왜 달리기 선수가 되었는가 라던가) 그 이상이 없다. 그냥 자기 작품 떡밥 해설 리스트 대충 구글링해보고 '아, 대충 이거이거 뽑아 써야지'하고 갈긴것 같은 인상이다.

더불어 과거편에서 키리노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냥 엑스트라형 동네 꼬마1 이상을 넘어가지 않는다.
남은 자리를 채우는 것은 구원병 걸린 주인공은 어째서 이런 성격이 되었는가를 무리하게 설명하는 중학시절의 정신나간 민폐 구원중2병 행각과, 마지막 편을 위해 무리하게 라스트 보스 만들기에 나선 마나미의 소꿉친구 속성강화와, 과거편 자체를 돌리기 위해 무리하게 등장시킨 의미없는 히키코모리 신 히로인, 이 세명의 이야기가 전부다.

어느 쪽도 지금까지의 작품 분위기나 인물과의 성격과 너무나 다른데다가, 최근에야 살짝 유행하는 주인공의 잊고싶은 중2흑역사 코드나 히키코모리 미소녀 코드를 집어넣느라 위화감이 더욱 증폭된다. 중딩시절 주인공의 언행은 진짜 정서불안의 미친놈 같다. 자꾸 언급하지만 딴 사람이 동인지를 써도 이런 급격한 무리수는 두지 않았을거다.

과거 시절이란 단어에서 풍기는 아련한 추억담이나 정서적인 포근함 같은건 문장에서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작가가 막 억지로 눈물흘리거나 기합 넣으면서 그래도 오타쿠를 무시하지 말라능 같은 전개 이외에 알콩달콩한 정서묘사는 영 별로기는 하지만. 적어도 시리즈 중반부 쯤에 보여주었던 청춘청춘한 느낌의 절반도 살리지 못했다.



그동안 공기에 가까웠던 마나미...수수녀의 인위적인 히로인성 강화 물밑 작업도 상당히 거슬렸다. 얘 그냥 천연파워가 굉장해서 아무도 거스르지 못할때가 있는 의외로 얕보기 힘든 캐릭터다. 정도가 한계점 아니었나? 천연이던 캐릭에다가 갑자기 '쨘, 사실은 얀데레 하라구로 속성이었습니다. 그것도 이미 과거부터!' 라고 설정 덧칠을 하면 납득할 만한 사람이 얼마나 있겠냔 말이다.

딴에는 라스트 보스로 키워주겠다고 안배를 한 것 같은데 별로 포스 없거든요.

남매의 미묘한 애정 관계를 테마로 한 작품이라면 라스트 보스는 당연히 부모여야 하는거 아닌가. 그 속에서 막장 금단의 선을 넘든, 훈훈한 가족애를 과시하며 맺든,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한 작품은 가족의 이야기로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펼쳐놔서 미처 수습못할 것 같은 하렘 구성원 이야기는 내여귀 포터블의 개별 루트로 끝내고, 제목대로 주인공과 메인 히로인인 여동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 여친이던 쿠로네코 정도가 피날레를 장식할 법 하지, 이제와서 수수녀 한계돌파 시켜봤자거든요.



말이 나와서 말인데, 그동안 천천히 쌓인 여자애들의 연심 너무 쓰레기처럼 막 다루는 거 아니냐. 작가놈아.

딱히 아야세 팬은 아니지만 마지막에 아야세가 자기의 마음을 주인공도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너무나 뜬금없이 밝히는 장면 보니까 그냥 욕 밖에 안나오더라. 키리노의 연심 역시 독자가 알고 주변 여성진들도 걸즈 토크 하면서 다들 눈치챘다는 설정이지만, 아무튼 표면적으론 한번도 확실하게 자기 마음을 말한 적이 없다는 상황이잖아. 그걸 제대로 된 분위기에서 주인공에게 고백하기도 전에 까발려 버리면 마지막 권에선 대체 뭐로 장사해 먹을건데?

'나 걔 좋아해.' '어 나도 걔 좋아하는데.' '찜 하지 마셈.' '친구라도 용서 못함^^' '어휴 더러운 근친년. 그거 안더러움? 여기선 소꿉친구인 내가 겟 할테니 꺼져있으셈' 에라이 시발 어쩌다 갑자기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뒷담까는 빗치 캐릭이 되버렸냐.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 역시 문제가 많다. 11권을 펼쳐들었다가 10권을 안 샀나 싶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분위기 전환이 급격한데다, 과거가 아닌 현재 시점에서 인물들의 성격도 전권에 비해 너무 많이 변해서 위화감이 심각하다.

갑자기 마지막 권이 다가오니까 부쩍 모든 걸 용서하고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삶에 찌든 어른 같은 모습들의 중고생들이 둘러앉아 득도한 것 처럼 아무 감흥없이 꺼내는 과거이야기에선 어떠한 감정적 동요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말인 즉슨 독자가 감동을 느낄 건덕지 역시 전혀 없다는 의미다.

일본의 서평 중에서 미나미의 집에 둘러앉아 과거 이야기를 하는 세 명의 분위기가 마치 '위험한 종교단체의 체험담 집회'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하는 코멘트도 있었는데 어떤 의미에선 가장 정확한 설명 같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애니화에 바빠 매너리즘에 빠진 작품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주는 권이었다.

작가가 인기에든 뭐에든 중독돼서 미쳐날뛰지 않고선 이런 식으로 독자를 배신하는 듯한 삼류에로게+드라마같은 전개가 나왔을리가 없다.

게임 시나리오를 작성하건 애니 각본을 작성하건 원작자는 원작을 최우선으로 삼아 끝까지 제대로 끌고나가 마무리 지을 의무가 있다. 부디 정신차리고 원작이라도 잘 끝내줬음 좋겠다. 제발 그동안 애정을 갖고 따라왔던 팬들을 배신하지 말라구요... 박수칠때 떠나 주세요. 혼자있고 싶습니다.




덧글

  • 로딘 2013/02/13 19:25 # 답글

    '어차피 여기까지 왔으면 한권쯤 발로 써도 떨어져 나갈 독자는 없겠지 후후후후. 너희는 결국 욕하면서 나의 다음권을 살거라고!'
    같은건가요.
  • standaloner 2013/02/14 14:04 #

    저도 살겁니다 다음권^^
  • 무명 2013/02/13 19:51 # 삭제 답글

    저는 무엇보다 '사회적으로 옳음'을 뒷배경으로 남의 소중한 가치관을 '기분나쁜것'으로 몰아붙이는 마나미한테 없던 정까지 다 떨어졌네요.. 애초에 대놓고 왕따시키려고 존재한것도 아닌데 학생들의 놀이터인 게시판을 자기맘대로 폐쇄시킨다거나 '너 불쾌하잖아? ^^'하면서 키리노 디스한다거나 하는건 이미 천연캐고 뭐고를 초월한 어처구니 전개였...

    좋아하는 캐릭터는 따로있지만 오라버리에게 잘 어울리는 파트너는 마나미라고 생각했는데 이번권에서 꿈도 희망도 없어졌습니다
  • standaloner 2013/02/14 14:05 #

    저도 딱 그 두 부분에서 오만정 다 떨어졌네요. 성우 때문에 아주 조금은 호감이 있었는데...
  • 김주현 2013/02/13 20:07 # 답글

    내 여동생이 이렇게 재미없을리가 없어
  • standaloner 2013/02/14 14:05 #

    여동생이 나오지 않아서 재미가 없어
  • JOSH 2013/02/13 22:20 # 답글

    이야... 내 머릿 속에 정리 안된 서평이 여기 완전형으로 기술되어 있어... -,-b
  • standaloner 2013/02/14 14:05 #

    한동안 머릿속이 혼돈의 카오스였습죠.
  • 군밤장수 2013/02/14 00:04 # 삭제 답글

    진짜 속시원하게 팍팍말해주셨네요 ㅋㅋㅋㅋ 현지에서 11권 발매되고 리얼타임으로 읽으면서 아쓰바 내가 이딴거 읽으려고 일본어 배운건가하고 자괴감에 빠졌었는데... 으잌ㅋㅋ 그때의 붕노가 다시 살아나네 ㄷㄷ
  • standaloner 2013/02/14 14:07 #

    이런 꼴 보려고 4년 넘게 빠질했나 싶어서 막 허무하더라구요. 후우...
  • 2013/02/14 09:46 # 삭제 답글

    다 읽고 분노밖에 남지 않았음.

    대체 어떻게 해야하나요? 바다 건너는 이따위를 보고도 아무 말이 없었나요?
  • standaloner 2013/02/14 14:09 #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재밌다는 호평이 대부분이긴 합니다. 단 한권 정도로 그동안 쌓아왔던 애정이 무너질리 없다는 것을 작가도 독자도 잘 알고 있는거죠.
  • kurame 2013/02/16 14:01 # 답글

    아 orz
  • standaloner 2013/02/17 12:11 #

    Aㅏ...
  • DSmk2 2013/06/22 01:39 # 답글

    검색하다가 들어왔습니다. 12권을 읽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방랑중인데

    이렇게 생각해보면 11권에서 이미 그 단초가 나와있지 않았나... 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 standaloner 2013/06/23 13:26 #

    게임에 빗대어 분석하신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저도 작가가 게임 때문에 엇나가게 된게 아닌가 생각이 되네요.

    지금 애니 쪽은 한창 난장판이 되기 직전의 즐거운 시절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던데 애니건 원작이건 참 이후를 보기가 두려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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